채권쟁이 서준식의 [다시 쓰는 주식 투자 교과서] 리뷰

채권쟁이 서준식의 [다시 쓰는 주식 투자 교과서] 리뷰


가치투자자 필독서 중 하나였던 '왜 채권쟁이들이 주식으로 돈을 잘 벌까?'의 저자 서준식이 전면 개정판을 내면서 제목까지 바꿨다. 꽤 오래전에 이전 버젼을 읽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때 당시는 투자 구력도 너무 짧고, 아는게 없으니 이해하는 것도 없고, 지금에서야 읽었던 내용을 떠올려보려해도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서재를 뒤져봤으나 책도 이미 어디론가 분실해버린 듯 하다. 


저자가 채권을 다루는 직장에서 근무해서 그런지, 이전 버젼과 이번 개정판 모두 제목 (혹은 부제)에서 채권에 대해 언급을 빼놓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고 하여 채권 투자에 대한 책은 아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채권형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고, 개념 정리를 위해 책의 1/3 정도를 채권에 대한 설명에 할애하고 있다. 어설픈 투자 테크닉에 대한 책이나 망상에 가까운 투자철학 콘텐츠가 판치는 작금의 상황에, 그다지 중복되지도 진부하지도 않는 내용의 도서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가치투자 필독서 10권을 꼽으라면 그 중 한 자리 정도는 차지하지 않을까? 다만 너무 경제적 지식이 부족하거나 입문자가 읽게 된다면 살짝 지루할 수는 있다. 

1. 채권이란? 왜 채권에 대해 알아야 하는가?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 책은 채권투자에 대한 책이 아니다. 다만 채권형 주식에 대한 책일 뿐이다. 하지만 일반 개인 투자자들 중에 채권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는 이가 얼마나 될 것인가? 저자도 당연히 당신들이 채권에 대해 모르리라 생각하고 채권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한다. 


발행 주체에 따라: 국채, 지방채,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 + 첨가소화채권, 통안채, CD, CP, ABS, MBS 등등 

이자 지급 방식에 따라: 이표채, 할인채, 복리채 

잔존 만기에 따라: 장기채, 단기채 


각각에 대한 설명은 책을 읽어보던가 정보의 홍수인 인터넷을 뒤지면 얼마든지 접근 가능하다. 


채권이 주식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역시 만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채권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역시 잔존만기와 수익률의 관계를 나타내는 수익률 곡선(yield curve). 이것이 채권의 시작과 끝이 아닐까 싶다. 

잔존 만기가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정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커브 곡선으로 증가한다. 장기간으로 바라볼수록 도중에 어떤 리스크를 감내해야할 지 모르므로 수익률이 더 높은 것이 당연하다. 대한민국은 비교적 안전한 국가이지만 100년짜리 채권을 발행한다면 중간에 한국전쟁이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그런 리스크가 없는 선진국에서는 영구채를 발행하기도 한다. 


이 yield curve가 존재하기 때문에 롤링효과를 통한 수익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채권형 주식투자와는 별 관련은 없다.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2. 채권형 주식이란? 

'다시 쓰는 주식 투자 교과서'에서 저자는 역시 채권 투자자라 그런가 채권 설명에 열을 한창 올리다 보니 채권 투자에 대한 내용도 분량 중 일부 할애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읽기 싫으면 그냥 패스하면 된다. 어차피 본론은 채권형 주식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즉 1~4장은 대충 내용만 정리하는 정도로 가볍게 읽고 '5장. 워런 버핏 투자법의 핵심, 채권형 주식투자'부터 꼼꼼히 읽으면 된다. 


채권형 주식이란 미래의 자산 가치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는 기업의 주식을 말한다. 내가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소제목을 이렇게 지었다.  "채권형 주식=미래의 자산 가치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는 기업의 주식" 

과거의 재무 지표를 보고 미래의 지표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자연스레 업종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경기 사이클을 많이 타는 주식이라거나 모멘텀, 즉 한방이 기대되는 주식들은 당연히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저자는 이러한 예측을 위해 순자산, 순이익, ROE 등의 지표를 참고하였으며, 가장 중요한 지표는 ROE다. 


기업은 이익이 쌓이면 자본이 늘어나며, 늘어난 자본으로 더 큰 이익을 창출하고, 더 큰 이익은 다시 더 큰 자본으로 쌓이고 이러한 과정이 계속해서 반복되어야 하는데, 이 비율을 대변하는 지표는 ROE이다. ROE와 자산가치를 판단하여 채권형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산정하였는데 그 방식은 아래와 같다. 



저자는 이 계산을 위해 부록으로 '연 복리승수 조견표'와 '10년 복리승수 조견표'를 첨부하였다. 

예를 들어 현재 내가 보유중인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가격은 75500원, 순자산가치 87000원 

과거의 ROE 추이를 봤을 때, 3개년 평균 ROE는 약 15% 

10년후 예상되는 순자산가치는 87000원 x 4.05 = 352,350원 

예상 순자산가치 / 현재가격 = 4.67 

10년 복리승수 조견표에서 4.67에 해당하는 수익률 = 약 16.7% 

16.7%면 상당한 기대수익률이므로 현재 가격이라면 매수 가능한 가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는 한극금융지주의 최근 ROE가 높았던 점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고, 5년간 평균치인 12.9%를 공식에 활용하면 기대수익률은 약 14.6%로 소폭 하락한다. 그래도 높긴 높다. 


3. 자산배분은 항상 주식+채권으로 

역시 채권쟁이 답게 자산배분시 채권의 중요성에 대해 빼놓지 않았다. 주식과 채권을 적절히 배분하여 투자하는 경우 오히려 채권 100%보다 안전하다고 기술하였는데, 정확히 왜 그런지에 대해서 기술하지는 않았다. 아마 금리 하락시 채권가격이 무방비 상태로 하락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은 되지만. 아무튼 경기 및 금리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 중장기채를 보유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즉 듀레이션 4~5년 이상의 채권을 권유하고 있는데, 아마 현재와 같이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한 것을 보면 저자도 조금은 생각이 바꼈을지도 모른다.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한두층 밖에 남지 않았는데 장기 채권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무슨의미가 있을까? 중국 5년물 혹은 10년물 정도라면 모를까/ 참고로 현 시점 국채 5년물 수익률은 1.28%이다. 


Epi 1. 자산배분을 전망하지 말라는 조언은 언제나 유효하다. 한때 달러 환율이 1300원 언저리까지 올랐을 때 주변 지인들 중에서는 달러에 투자해야한다고 열을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달러만큼 안전한 화폐가 없으니 달러를 사야한다는 것이 근거였는데, 함부로 환에 투자하지 말라는 말밖에는 해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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