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리뷰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원제 One Up On Wall Street 

마젤란 펀드라는 전설적인 펀드를 운용하여 이름을 날렸던 투자자로서, 2천만 달러 수준에서 인수하여 140억 달러 규모로 성장시켰다고 알려져 있다. 운용 규모가 그 정도로 커졌다는 것이지 수익률이 그만큼은 아니긴 할테지만. 

아마 전설로 남을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박수칠 때 떠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마젤란 펀드가 한창 수익률이 좋았던 시절에 은퇴를 선언하였고 당시 그의 나이가 47세였다고 한다. 


가치투자자들이 신봉하는 투자자 중 한명이긴 하나, 펀드매니저로 재직 중 무려 15000개에 달하는 주식에 투자하였다고 하니, 개인적으로는 가치투자자보다는 퀀텀투자자에 더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퀀텀투자자이지만 가치적으로 너무 말도 안되는 주식들은 배재했던것 같다. 


이 책의 페이지 분량은 감사의 말 포함하여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데, 이번 리뷰에서 책 내용 전체를 요약할 생각은 없다. 지극히 내 투자에 도움되는 내용만 정리하여 리뷰해보고자 한다. 




6가지 유형 

피터린치는 주식을 6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는데, 획일적인 종목선정기준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참 인상적이다. 저PER주만을 고집한다거나 20일선이 60일선을 돌파한 종목만을 찾는다거나 하지 않았다. 6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각 유형에 적절한 투자방식을 대입하였다. 


저성장주, 대형우량주, 고성장주, 경기순환주, 회생주, 자산주 6가지로 나누었으며 앞의 3가지는 성장 주식으로 분류된다. 


각 주식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저성장주: 배당이 중요. 배당이 꾸준하게 증가했는지를 확인해야 함. 배당이 이익대비 너무 높은 것은 좋지 못하다. 

대형 우량주: 좀처럼 망할 일이 없는 대기업. PER를 활용하여 현재 주가가 싼지 판단 가능. 장기 성장률을 확인하고 최근 몇년간 동일한 탄력을 유지하는지 확인할 것. 침체기와 시장 폭락 때 실적이 어땠는지 확인할 것. 

경기순환주: 재고를 계속 확인하며 수요공급 관계 확인할 것.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기업이 있으면 위험신호. 경기가 회복되면 PER가 내려가며 투자자들이 경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내다볼 때, 회사의 이익은 최대치에 이른다. 

고성장주: 유망한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지 확인할 것. 최근 몇년간의 이익성장률을 확인할 것. 회사가 성장할 여지가 있을 것. 주가수익비율과 성장률이 비슷한 수준인가? 확장속도가 빨라지고 있는가? 

회생주: 채권자들이 자금을 회수해도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 회사가 보유한 현금, 부채 확인할 것. 부채구조가 어떠한가? 적자를 버틸 수 있는가? 어떤 방법으로 회생할 계획인가? 이 사업이 회복되고 있는가? 원가가 절감되고 있는가? 

자산주: 자산의 가치가 얼마인가? 숨은 자산이 있는가? 차감해야할 부채가 얼마인가? 기업사냥꾼이 대기하고 있는가? 


이 정도면 투자원칙에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닥치는대로 매입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6가지 유형에 대한 개별사례와 대응 방법은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온갖 투자격언들은 이미 여러 가치투자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6가지 유형에 대한 정의와 대응방법은 덜 유명한 것 같다. 한 줄로 풀어내기 까다롭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적절한 종목 수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고민을 하는 부분이 바로 몇 종목이나 투자할 것인가? 하는 부분일텐데 피터린치는 이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정확히는 '종목의 수에 얽매이지 말고 종목의 내용을 사례별로 조사하라'고 적어 두었는데, 특정 분야가 전망이 좋아보이면 테마 전체를 매수하는 방식도 나쁘지 않다고 보는 듯 하다. 아예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소규모 포트폴리오라면 3-10개 정도의 종목을 보유하면' 정도로 제시하기는 했지만, 역시 정답은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종목 배분 

피터린치는 퀀텀 투자 수준의 엄청난 수량의 종목을 매매 했던 것 같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그런 흉내를 내기 힘들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지수 ETF를 매수하는 것이 나을 것이고, 이에 대해 잘 알았기 때문에, 워렌버핏도 본인의 아내에게는 그냥 VOO를 매수하라고 한 것일 지 모른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개별종목을 직접 컨트롤 한다면 그 해답은 역시나 앞서 언급한 6가지 유형에 있다. 포트폴리오 설계시, 대형우량주를 몇개 포함시킴으로써 고성장주와 회생주의 리스크를 희석시킬수 있다고 서술하였는데, 그렇다고 해서 대형우량주를 비싸게 사 버리면 포트폴리오를 짠 의미가 없어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적절한 매도 시점 


매도 시점도 6가지 유형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저성장주: (피터린치는 별로 보유하지 않았다고 함) 

시장점유율이 2년 연속 하락, 신제품 개발 하지 않고 연구개발비 지출 삭감. 사업다악화 (첨단기술 분야 인수 물색중). 인수에 지나친 비용 지출, 주가가 내려가도 배당수익률이 매력적이지 않음 

대형 우량주: 피터는 교체 매매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함. 

10루타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 이익선 위로 올라가거나 주가수익비율이 정상적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면 매도 후 나중에 더 낮은 가격에 다시 매입. 아니면 다른 대형 우량주 매임입. 

지난 2년 동안 도입된 신제품들의 실적이 엇갈림. 같은 업종의 비슷한 회사 PER 11~12인데, 이 회사의 경우 15일 때. 작년에 내부자 매수가 전혀 없음. 회사 이익의 25퍼센트를 차지하는 주요사업부가 현제 경제침체에 취약함. 회사의 성장률이 하락하고, 지금은 원가절감으로 이익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더 이상 원가를 절감하기 어렵다. 

경기순환주: 아주 까다로운 주식. 경기순환에 매우 선행하는 매도가 발생하기 때문. 경기가 상승하면 PER가 낮아짐. 

원가가 상승하거나 기존 공장이 전면 가동되고 있는데 회사가 용량 증설에 돈을 쓰기 시작할 때. 

회사가 재고를 처분하지 못할 때, 상품 가격 하락시. 기업간의 경쟁이 심화. 

고성장주: 잠재적 10루타 종목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함. 

고속성장의 두 번째 단계가 언제 끝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함. 경기가 상승하면 PER가 갈수록 높아짐. 

지난 분기 동일 점포 매출이 3% 감소. 신규 매장의 실적이 실망스러움. 고위 임원 및 핵심 직원 여럿이 경쟁회사로 이직. 겉만 번드르르한 IR. 다음 2년의 이익성장률에 대해 최대 15~20%가 예측되는데도 주식이 PER 30에 거래되고 있음. 

회생주: 회사가 회생한 다음이 최적의 매도 시점. 회생주가 회생에 성공하면 이 주식은 다시 분류된다. 

자산주: 기업 사냥꾼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투자격언 - 가장 어리석고 위험한 열두 가지 생각 

내릴만큼 내렸으니, 더는 안 내려 

바닥에서 잡을 수 있어 

오를만큼 올랐으니, 더 오르지 못할 거야 

고작 주당 3달러야, 어차피 헐값인데 얼마나 손해 보겠어? 

결국, 회복될거야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지 

10달러까지 반등하면 팔아야지 

걱정없어, 공익사업주는 안정적이야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사지 않아서 엄청 손해봤네 

꿩 대신 닭이라도 잡아보자 

주가가 올랐네. 내 말이 맞잖아! 



피터 린치가 이 책을 저술할 당시와 비교하면, 시간이 너무나 많이 지나버렸다. 피터의 시절에 적용가능했던 것들이 이제 적용 불가능한 것들이 된 경우도 많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매업의 경우, 거대 유통망을 가진 플랫폼 사업자 (아마존)으로 인해 매장이나 개별 점포의 매출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경우가 많아지게 되었다. 이는 요식업도 마찬가지이다. 유례없는 전염병의 등장(코로나)으로 인해 요식업, 관광업의 판도가 뒤바뀌게 되었는데, 요식업의 경우 전염병으로 인해 배달 및 테이크아웃 문화가 상당히 발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여전히 현시대를 관통하는 주옥같은 가치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또한 그가 주식을 선별하는데에 있어 식성이 까다롭지 않았던 점은 주식투자를 한층 재미지게 만들 수 있는 요소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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