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건물주 되는 이야기

처음 건물주가 되었던 것은 내가 34살이었을 때, 돌이켜보면 집을 먼저 샀어야 하지 않았나 싶지만 아무튼 나는 건물을 먼저 샀다. 30대에 건물을 사는 것은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돈 많은 사람이 건물을 살 때 같이 사면 된다ㅋㅋ 이런 논리라면 20대에도 자력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다 ㅋㅋ 내 경우도 지인과 함께 건물을 매입하였는데, 지분 비율을 75:25로 하여 (물론 내가 25%) 임대료도 1/4로 정산하여 받고 있다. 


(초딩들의 꿈이 건물주? 요새는 유튜버에 밀려 다행(?)이다..ㅋㅋ)


최근 몇 년간 아파트에 비해 건물 가격은 많이 오르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  

아파트와 다르게 건물은 일반화하여 시세를 논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지역에 따라, 상권에 따라 편차가 극심하기 때문인데 강남 한복판 건물 가격이 폭등하는 동안이라 하더라도 같은 서울시내 유동인구 거의 없는 도로변의 건물은 오히려 시세가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가 매입한 건물은 비교적 높은 가격에 매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입당시에 비해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간혹 30억 정도에 매수 오퍼가 들어오곤 하는데, 애당초 매입했던 가격 대비 몇억 오른 수준인지라 다행이라 생각중이다. 당장 매도할 일은 없지만 대충 내 건물 가격이 이정도 되는구나 하면서 임대료나 받으면서 지켜보고만 있다. 




그런데 건물주가 되고 나면 여러가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건물이나 꼬마빌딩에 투자하기를 권유하는 시중 도서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열심히 설명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나 30대에 건물에 섣부르게 투자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건물주는 절대 갓물주가 아니다..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다) 


30대에 건물주가 되는 것은 어떻게든 돈을 모아 해결한다고 쳐 보자. 문제는 그 다음에 있다. 임대료를 받게 되면 세금을 내야 한다. 주택 임대료와 다르게 분리과세로 해 주는 것도 없는 것이 문제인데, 30대라면 (아니 50대라도)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근로소득에 이 임대소득이 더해지면 높은 세율이 매겨질 가능성이 높다. 임대료를 1년에 2천만원 받더라도 소득세로 30~40%를 떼어가 버리니 실제로 손에 떨어지는 것은 배당주보다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임대료를 받는 것이 목적이라면 차라리 리츠펀드가 나을 수 있다.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은 최소한 1년에 2천만원까지는 분리과세를 해주니 15.4%의 저렴한 세금만 내면 된다.  


돈이 묶이는 것도 30대의 젊은 나이에는 큰 타격이다. 30대의 생애 과제를 꼽으라면 역시 결혼과 육아를 빼 놓을 수 없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목돈이 들어가는 과제는 무엇일까? 바로 '내 집 마련'이다. 그런데 아무리 지인과 함께 지분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몇 억씩이나 되는 돈이 건물에 묶여버리게 되면 그만큼 내 집 마련이 늦어지게 된다. 또 임대료는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이라 임대료를 모아 집을 사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 걸린다. 내 경우에도 작년 집을 마련할 때 가용한 자금을 총 동원한 데에다 부모님에게까지 돈을 빌려 매수하였는데 말그대로 '영끌' 매수를 한 것이었다. 그런데 하필 최근 몇 년 서울, 특히 강남권 집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테크트리가 다소 꼬이게 되었다. 그나마 작년에 서둘러 매수해서 현재 시점의 호가 대비 한 3억 저렴하게 살 수 있었지만, 만약 건물 매입 대신 집을 먼저 매수했더라면 같은 집을 2억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각종 주택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것은 덤이고. 


건물 관리 문제도 있다. 물 임대인들은 주기적으로 임대인에게 일을 만들어준다. 30대는 본업이 바쁜 시기일 가능성이 높은데 본업에 지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냥 중개사에게 소정의 수수료만 지급하면 알아서 세입자 구해주고 소소한 수리만 해줘야 하는 경우와는 차원이 다르다. 고정적인 임대인이 장기간 눌러앉아 사업을 잘 영위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사업이 잘 되지 않아 임차인을 새로 맞춰야 하는 경우, 건물을 손봐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는데, 전 임차인이 퇴거하면서 임대인에게 권리금을 요구한다던가 (망해서 나가는 중인데 권리금을?), 퇴거하면서 폐기물을 그냥 두고 가버린다던가, 새로 들어온 임차인이 이러저러한 부분은 공사를 해줘야 들어온다고 요구한다던가 등등.. 내 경우에는 지분이 더 많은 동업자가 이 부분을 많이 해결해주었기 때문에 좀 편하게 갈 수 있었지만, 본업이 바쁜 30대라면 임대사업의 업무를 보조해줄 가족 (배우자, 부모님)이 있는 것이 좋겠다. 


건물을 싸게 사서 비싸게 빵~튀겨서 판다음에 그 돈으로 실거주용 주택도 사고 그러면 되잖아?! 라고 한다면 아직 건물에 대해 너무 모르시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ㅋㅋ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구체적으로 한번 다뤄볼까 한다. 



그리고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재산세 고지서는 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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